“배달음식 용기, 즉석밥 용기, 컵라면 그릇, 마스크 다 재활용 안 된다”
빈 즉석밥 용기와 양념이 묻은 컵라면 용기, 요즘 매일 하나씩 쓰는 일회용 마스크까지…. 모두 일상에서 자주 보게 되는 쓰레기죠. 그런데 이 중 다시 쓸 수 있는, 즉 재활용되는 건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재활용이 안 된다. 플라스틱이 포함된 제품들인데 재활용이 안 되는 이유, OTHER는 재활용 영역 밖에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즉석밥 용기다. 플라스틱은 원료에 따라 7가지(△PET △HDPE △PVC △LDPE △PP △PS △OTHER)로 분류된다. 이 중 두 가지 이상의 원료가 섞인 복합 플라스틱은 OTHER로 분류된다. 즉석밥 용기를 만드는 플라스틱이 바로 OTHER다. OTHER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동일 원료 제품을 따로 모아 가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원료가 섞이면 플라스틱의 성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OTHER는 애초에 다양한 원료가 섞여 있고 그 비율과 섞인 재료도 각각 달라 재활용이 어렵다.
■ ① 더럽거나 ② 가볍거나 ③ 섞였거나
재활용 선별장엔 각종 페트병과 일회용 용기를 비롯해 비닐을 가득 채운 쓰레기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시민들이 재활용이 될 거라 생각하고 따로 분류해 내놓은 쓰레기뿐이다. 재활용 업체의 컨베이어 벨트로 쉴 틈 없이 돌아가지만 쏟아지는 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고스란히 다시 버려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떡볶이나 닭 뼈 짜장 등이 그대로 들어있던 배달 음식 용기와 국물이 찌든 컵라면 용기다. 모두 재활용이 불가하다. 선별장의 한 직원은 "포장 용기는 음식물이 비워진 깨끗한 상태여야만 재활용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배달이용이 많아져서인지 음식물을 함께 버리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토로한다.
재활용 선별장에서 나온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
커피 전문점에서 포장 주문을 할 때 받게 되는 플라스틱 컵도 대부분 다시 쓰지 못한다. 플라스틱 컵은 페트(PET)보다 가벼운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이다. 선별장 직원은 "일회용 컵은 무게가 가벼워 파쇄 뒤 씻는 과정에서 물에 뜨는데, 이걸 걸러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수요도 없어 재활용이 안 된다"라고 설명한다.
햇반 같은 즉석밥 그릇은 깨끗한 상태라 하더라도, 재활용이 안 된다. '플라스틱 OTHER'로 분류되는 즉석밥 용기는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섞인 혼합 플라스틱이라 다른 제품으로의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배달음식 용기 대부분 재활용 어렵다.
락앤락은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직접 수거·가공해 에코백을 만들었다(왼쪽).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 락앤락은 수명이 끝나도 분리수거를 통한 재활용이 어렵다.
일회용 마스크 역시, 플라스틱 성분이 소량 들어가 있긴 하지만 두 가지 이상의 소재가 섞여 재활용이 안 된다. 정리해보면 너무 더럽거나 혹은 지나치게 가볍거나, 다른 성분과 섞였을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
■ 플라스틱 재활용률 22%, 안 쓰는 게 최선
환경부는 국내에서 종이와 플라스틱 등 재활용 가능한 자원의 배출률이 69.1%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통계에는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재활용 선별 업체에 전달되는 비율만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선별 업체로 간 쓰레기가 얼마만큼 다시 버려지는지는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해 국내 연구진과 자체 조사를 통해 새로운 수치를 밝혀냈다. 국내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 소각되는 비율을 빼고, 실질적으로 재활용되는 경우만 계산했더니 재활용률이 22.7%에 그쳤다고 한다.
우리가 다시 쓸 수 있을 거라 믿고 쓰는 플라스틱 대다수는 실질적으로 재활용되지 않는 셈이다.
재활용품으로 분류되지 못한 쓰레기.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이처럼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비율이 낮은데도 우리 국민 1명당 매년 페트병 96개, 플라스틱 컵 65개, 비닐봉지 460개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정도 양의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소비하기까지 전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24kg에 달합니다. 국민 한 사람당 30년산 소나무를 매년 세 그루 반 이상 없애는 것과 같은 수치이다.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 포장재를 수거해 재활용하려는 집단적, 개인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회용품은 가능한 안 쓰는 편이 환경에 최선이다.
‘작은 플라스틱’도 재활용 안 돼
앞으로는 재활용이 가능한 랩이 주로 쓰이게 될지도 모른다. 크린랩과 SK종합화학(SK이노베이션 자회사)이 재활용 가능한 포장용 랩을 공동 개발했다고 11월 26일 밝혔다. 크린랩 관계자는 “양사가 공동 개발한 친환경 포장랩은 재활용이 가능한 PE 소재를 사용했다. 포장이 용이하고 탄성이 강한 PVC의 장점도 그대로 갖췄다. 내년 상반기 내 완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9월 28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활용인 척 깜빡 속인 쓰레기’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내놨다. 분리배출 대상이 아닌 플라스틱이나 비닐 폐품을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이 안내문에 따르면 코팅된 종이, 작은 플라스틱, 비닐랩은 분리배출하지 말고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플라스틱 칫솔, 일회용 수저 등이 작은 플라스틱이다. 특히 칫솔은 칫솔모와 칫솔 몸체의 재질이 다를 경우 복합 플라스틱 사용 제품으로 분류된다. 앞서 설명했듯 여러 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은 재활용이 안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작은 플라스틱은 세척이 어렵고 재질별로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재활용 폐품 처리 업체에 가도 버려지기 일쑤다. 재활용 폐품 처리 업체 측에서 선별에 시간과 인력이 더 든다며 이를 고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지침을 낸 이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환경부의 지침에 우려를 표한다. 아무리 재활용이 어렵다지만 종량제 봉투에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종량제 봉투에 넣은 일반 쓰레기는 땅에 매립하거나 고열로 소각한다. 매립이나 소각이나 재활용에 비해서는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발생한다. 플라스틱은 매립해도 썩지 않고 남아 토양 오염의 원인이 된다. 태운다 해도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매립지 부족으로 일반 쓰레기는 대부분 소각 처리한다. 대기오염 물질에 관해서는 소각로에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설치하는 등 다각도의 방법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그렇든 그렇지 않든 色 있으면 재활용 안 돼
재활용이 어려울지라도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는 것보다 비용을 들여 재활용 원료로 가공하는 편이 환경보호에는 유리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하는 편이 나은 것은 알고 있으나 비용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 (재활용 처리가) 어렵다.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지침에 따르면 색이 있는 플라스틱도 대부분 재활용이 어렵다. 색소 등 불순물이 들어간 플라스틱은 재활용 원료로 가공했을 때 품질이 떨어진다. 샴푸를 담는 플라스틱 용기가 대부분 이 같은 이유로 재활용이 어렵다. 음료수 병으로 주로 쓰이는 페트도 마찬가지. 특히 맥주는 햇빛을 받으면 산화가 시작돼 어쩔 수 없이 색소를 넣는다. 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일단 페트라 수거는 하지만 대부분 폐기물 연료로 만들어 소각한다”고 말했다.
원래 색이 있지 않아도 추후에 묻은 색이 지워지지 않으면 재활용 대상에서 멀어진다. 컵라면 용기가 대표적인 예다. 스티로폼에 컵라면 국물의 흔적이 남는다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배달음식을 담았던 용기도 마찬가지다. 국물이나 양념 등 물 세척으로 지워지지 않은 흔적이 남았다면 재활용하기 어렵다.
■ "일상생활부터 바꿔야한다"
▷식료품 구매 시 재활용 가능한 장바구니를 사용해 보세요.
▷머그컵을 가져와 커피를 마셔 보세요. 또한,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 사용을 피하세요.
▷생수를 사는 대신, 집에서 식수를 유리병에 담아 가지고 나가보세요.
▷플라스틱 용기 및 플라스틱 냉동 보관백 대신, 유리 용기나 메이슨자(유리병)에 음식을 담아보세요.
▷레스토랑에 갈 때, 남은 음식을 담을 용기를 가져가 보세요.
▷일회용 용기 사용을 피해 보세요.
▷가공식품을 피해 보세요. (가공식품은 대개 비닐로 싸여 혹은 비닐로 배열된 종이 박스에 담겨 판매됩니다) 대신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해 보세요. 그리고 비닐봉지보다는 집에서 가져온 재활용 가능한 가방을 활용하여 채소를 담아 보세요.
▷신문과 드라이 클리닝한 옷을 비닐에 담아서 주지 말라고 요청해 보세요.
▷재사용 가능한 면도기, 씻어서 사용할 수 있는 천 생리대, 천 기저귀, 화장지 대신 손수건, 종이 타올 대신 헝겊을 사용해보세요. (오래된 셔츠나 양말은 행주로 재사용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보다는 나무나 (가공처리하지 않은) 천으로 만든 유아용 장난감을 구매해 보세요.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중고 가게를 자주 들러 보세요.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대만플라스틱제품공업동업공회 극동플라스틱업계회의]
'탄소 중립'과 '제로 웨이스트(일회용품 안 쓰기)'가 시대적 키워드오 지금, 나부터 바꿔야한다
우리는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미래가 밝아진다.
▶재활용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재활용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세요. 재활용 용기를 비우고 깨끗하게 말려서 재활용 가능한 모든 용기들을 재활용 분리함에 넣어보세요! (이들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분리함에 넣지 마세요)
▶모든 종류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방법들은 전반적인 소비를 줄이고, 가능한 한 비닐에 포장된 제품을 사지 않으며, 한 번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재활용 가능 제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옷가지와 사용감이 적은 가정 물품을 자선 단체에 기부해 보세요. 온라인 사이트(Freecycle.org)를 활용하시어 나눔을 실천해 보세요. 친구들과 가족 구성원에게 물어보아, 버리려고 하는 제품을 필요로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세요.
▶비닐백과 음식용 봉지와 같은 연성(부드러운)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물품을 분리하는 기계를 막히게 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와 병 뚜껑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에 버블랩이 붙어 있는 봉투처럼 두 가지가 함께 있는 물품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닐과 종이 모두는 각각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이 둘이 섞여 있는 제품은 분리하지 않는 이상 재활용이 불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