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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건 전 원자력문화진흥원장

한국형 원전 이끈 1세대 원자력공학자

특별대담 =백산이 만난 사람

원자력 건설 우수기술, 조선소·인천공항 건설 등 경쟁력 강화 기여


1세대 원자력공학자인 이창건 전 원자력문화진흥원장은 한국형 원전 개발을 위해 일생을 바친 원자력계 대표 과학자로 꼽힌다. 이 전 원장은 1954년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 동 대학에서 공학박사를 받은 후 66년간 원자력 외길을 걸어 왔다. 1959년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 창립 멤버로 시작해 한국원자력학회장, 국제원자력학회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2년에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3.1문화상, 2018년에는 과학기술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때 원자탄이 개발돼 인류를 놀라게 했는데 원자탄을 개발한 이유는?

    

원자력기술은 핵무기 생산을 위해 비밀리 개발한 기술이다. 미국 원전잠수함의 아버지 리코버(Hyman G. Rickover) 제독은 핵잠수함과 핵항공모함을 개발해 세계 최강의 해군으로 만들었다. 핵잠수함은 몇 달간 바다속에서 산소 공급없이 움직일 수 있고 원자력발전소에서는 핵연료를 12-24개월만에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운영효율이 아주 높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아이슈타인은 1939년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원자탄 개발 필요성을 건의했다. 독일 나치에 지지 않으려면 원자탄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류 대학원생들을 뽑아서 사하라에서 원자탄 개발에 뛰어 들었다. 당시 원자탄 개발에 참여한 오펜하이머 교수(물리학자)나찌 독일은 이 일을 시작해서 앞서가고 있다. 만일 우리가 이 경쟁에서 뒤처지면, 인류는 1000년동안 너희들과 너희 가족들, 그리고 후손들까지 노예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오로지 여러분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건투를 빈다.”라고 독려했다. 그러다가 오펜하이머는 사막에서 엄청난 핵 폭발로 인한 파괴력을 보면서 나는 죽음의 신(), 신세상의 파괴자다. 나는 죄를 지었다. 즉 종교적인 죄를 지었다며 더 이상 핵개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극우파의 핵개발 압력에도 끝까지 거부했다고 한다.

케네디 미국대통령은 만일 인류가 핵전쟁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면 핵전쟁이 인류의 중지부를 찍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핵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세계 핵 보유국 지도자들이 인류애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느 한쪽이 핵단추를 먼저 눌러도 그도 30분 후면 죽는 다는 것을 확실히 알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원전의 역사와 수준과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의 원자력 발전에는 두 분의 가정교사가 있었다. 미국과 IAEA이다. 한국의 원자력은 꼴찌 학생이 최우수 학생으로 올라선 경우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원자력 발전소,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발전 겸 해수담수화 전용 원자력 발전 기술 등 3가지를 수출한 나라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는 건설 계약이 턴키 계약이었으나 우리는 각 공사 단계마다 필기도구를 가지고 적극 참여해 공급회사 엔지니어를 도우며 하나 하나 적어가며 배웠다.

당시 미국에서 온 기술자들은 우리가 도와주니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어 덕봤고 우리는 배울 수 있는 기회여서 서로가 윈윈이었다. 보통은 처음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면 가동력이 떨어지는데 고리 원전 1호기는 가동율도 높고 별로 고장이 나지 않아 3년만에 원리금을 상환했다. 고리 1호기에는 이 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품질시스템인 품질보증(QA)과 품질관리(QC)는 이후에도 우리 산업계 전반에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용접기술이 매우 중요함으로 당시 용접기술학교를 설립했다. 그때 훈련방은 용접기술자들이 조선소로 이동해 우리나라 조선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조선업은 감리 회사가 중요한데 원전에서 적용한 품질보증 시스템은 한국 업계를 세계 최고 감리 회사로 인정받게 만들었다. 품질관리시스템은 순서를 정하고 업무를 조화롭게 하는게 중요한데 원전에서 맨 먼저 사용해 이후 인천공항 건설 때 적용해 예산과 공기 등을 모두 맞추는데 큰 도움이 돼 인천공항이 세계 1등 공항이 되는데 기여가 됐다.

또한 고리원전 1호기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3배의 돈이 소요됐는데 당시 외화를 사용하면서 외환관리도입과 관리 기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시절에 원자력이 발전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원전 기술이 발전하는 데는 이승만 대통령의 노력이 컸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원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공무원들보다 급여를 3배 줘서 젊고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들게 했다.

또한 세계적인 미국의 전기기술 전문가인 시슬러 사장에게 전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했다. 당시 시슬러 사장은 작은 핵연료봉 하나를 꺼내들며, 이것이 핵분열을 일으키면 대형유조선이 원유가 탈 때 만큼의 에너지가 나오는데 그것은 산소와 탄소가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핵분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얼마나 걸릴지를 묻자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1955년 윤세원 교수를 중심으로 노재식 박사, 이병호박사, 현경호 박사 등이 중심이 돼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당시 나도 멤버로 참가해 열심히 배웠다. 우리는 세미나 후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뼈대를 만들고 인력 양성 계획을 세웠다. 원자력 법을 만들고 정부안에 조직을 구성하고 인력, 부지 등 원전에 대한 총괄적인 기획을 세웠다. 특히 윤세원 물리대 교수는 서대문에 있던 집과 용인의 땅도 팔아 가며 정부와 정치인, 언론인 등을 설득하는 열의를 보였다.

원전에 영국식이 아닌 미국식을 도입한 것은 당시 선배들은 영국식을 선호했고 후배들은 미국식을 추천해 서로의 주장이 옳다고 햇으나 결국 경수로로 낙착됐다.

같은 시기에 건설을 시작한 필리핀은 중간에 뇌물문제와 오일쇼크로 공정의 70%수준에서 중단돼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신재생에너지, LNG발전,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크고 정부도 적극적인 육성책을 내놓고 있는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보시는 지?

    

원자력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체에너지의 총량이 얼마나 되는 지 계산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전기가 대량 필요한 곳에 탈원전 대체에너지로 가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다. 소규모 시설에는 대체에너지가 일부 사용될 수 있으나 수요가 크고 항상 전력이 필요한 곳에는 원전을 사용하지 않고는 어렵다.

러시아에서 파이프를 이용해 가스를 가져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이는 에너지 공급을 외국에 예속되는 결과를 낳는다. 원자력 기술을 자력으로 국산화 해 놓고 왜 비싼 에너지를 외국에서 사 와 사용하는가? 또한 통일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통한 공급도 문제가 되며 에너지에 대한 키를 북한에 넘겨주는 꼴이 된다.

원자력은 저장도 용이하고 많은 연료를 사전에 저장해 둘 수도 있는 등 장점이 많다. 경제적인 효율성도 휠씬 높고 땅에서는 캐내는 자원에너지가 아니라 머리에서 짜내서 나온 기술 에너지이다. 우리나라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이다. 가동율이 세계 최고이고 사고율은 최소이다.

    

2011311일 일본 산리쿠오키 해역 규모 9.0의 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탈원전 정책에 무게를 싣는 나라가 많아 졌으며 우리나라도 탈원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 졌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는 분들도 많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원폭피해를 입은 일본이 원전개발에 적극적인 것은 에너지 수급상 원전이 필요불가결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태 후 원전가동을 모두 중단했다가 다시 점진적으로 운영을 개시하는 것은 원전 없이는 경제적 전력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 원전은 원자로에서 나온 에너지가 터빈으로 직접 가는 방식이고 한국은 PWR로서 열교환기를 거쳐서 가는 방식이다. 내진 설계가 지진 10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돼 있다.

일본에서 지진으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유출된 것은 냉각 펌프에 바닷물이 들어가 작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냉각펌프가 하부에 있어 지진 상황에서 작동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원전은 지진 등이 발생할 경우 물탱크가 위에 있어 중력을 이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유출을 걱정 안해도 된다. 즉 원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일본 후쿠시마에는 방사성 액체폐기물 탱크 1000여개가 있다. 일본은 방사성 액체폐기물의 방사능 농도가 국제기준이하라며 바다에 버리겠다고 한다. 그것이 해수에 섞기면 더욱 희석돼 괜찮겠지만 내가 일본 친구들에게 말하려는 것은 국민의 정서 문제가 있으니 지금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일본이 방사성 액체폐기물을 바다에서 버리는 것은 반대한다. 지금 바로 처리가 어렵다면 계속 가지고 있으면 된다. 물속에 있는 방사성 3중 수소는 12.33년의 반감기이므로 시간경과에 따라 줄어들기 때문에 오래 있으면 자연히 낮아진다.

큰 원전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원전 추진을 중단하거나 당분간 멈추다가 다시 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원전사고를 계기로 오히려 원전사업에 뛰어든 나라도 있다. 프랑스는 미국에서 TMI사고로 원전산업이 침체되자 헐값에 미국 원전 기술을 구매해 원전대국이 됐고 자국에서 대대적인 건설 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에도 수출한 기민함을 보였다.

우리나라도 체르노빌 이후 원자력이 끝이라고 할 때에 미국회사에 공동개발 명분으로 크게 성장했다.

우리나라 원전기술이 성장하는데는 함경남도 신포에 100KW로 원전 2개를 지어 준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 이후 140KW로 업그레이드한 신고리 3-4호기 노형을 UAE20044개 수출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을 물리치고 수주하는데는 북한에 공급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원자력발전이 이념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특히 일부 환경단체나 일부 학자들이 원자력 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 핵물질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대로 보수 진영은 원자력의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해결방법이 있는지?

    

원자력은 안전에 대한 문제로 판단돼야 하는 데 이념으로 부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안전은 기술의 문제이다. 원자력안전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원전은 미국 원자로를 카피했는데 미국은 운영기간을 40년으로 했고 그후 20년씩 2 번 수명 연장해 80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원전은 사용기간을 30년으로 하고 10년씩 두 번씩 연장 할 수 있게 했는데 기간을 너무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영구 정지를 두고 논란이 큰데 원자력 전문가로 어떻게 보고 계시지요?

    

월성 원전은 핵연료가 들어가 파이프 부분이 오래돼 교체하는데 7000억원이 소요됐다. 이렇게 잘 수리해 가동율이 높은데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가동율이 좋은데 억지로 낮췄다.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어 놓은 원전은 돌리면 돌릴수록 경제성이 좋아지는 구조인데 가동률이 평균 78.3%, 최고 95.8%에 달했던 월성 1호기의 예상 가동률을 54% 밑으로 억지로 낮춰 놓고 경제성이 없어 조기 폐쇄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한국 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조기 폐쇄에 협조적이지 않아 혹시나 정권이 바뀌었을 때 한수원이 손해배상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정부가 보험을 들어줬다는 얘기도 있다.

    

원자력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 말씀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요?

    

원자력은 미세먼지, 기후변화 억제, 경제성, 기술파급효과 탁월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원자력은  CO2, NOx, SO2, 먼지 배출이 없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이다. 다만 방사능을 띈 찌꺼기 배출이 걱정이다. 그러나 그 배출량이 워낙 적고 또 관리기술이 확립돼 있어 원전이용은 환경보전에 필수적이다.

원자력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선택이다. 대기에 탄소가 계속 늘어나서 남극 얼음 3천만가 녹으면 해수면이 60m 올라간다고 한다. 그린랜드 얼음이 녹을 경우 지구 해수면이 6m가 올라간다고 한다. 시베리아의 얼음이 동토 밑의 가스가 새어 나오면 대기온도가 올라갈 것이다. 비관론자들은 이 3가지가 일어나면 90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면 지도상의 푸른 부분은 모두 수몰된다는 것이다.

파리기후협약에서 150여개국이 모여 탄산가스 배출을 억제해서 지구의 온도를 2030년까지 1.5도 이상 못 올라가게 하자고 합의했다. 그런데 미국의 트럼프가 탈퇴했다.

원자력 발전은 지구를 살리고 후손들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지구를 생각하는 개발방식이다. 의사 중에 사람의 병을 고치는 선생님을 초급이라고 하고 사회나 국가의 병을 고치는 사람을 중급이라고 하며 지구와 인류의 병을 예방하는 사람은 대의라고 한다. 원자력 종사자들은 대의 범주에 속한다. 자부심을 가지고 역사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인류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시약 본지발행인)

    

    

  • 글쓴날 : [2020-06-17 1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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