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시 - 최은혜
  • 송편


    휘영청 달빛 흐르는 대청마루
    온 식구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바구꽃 빚은
    한가위 송편

    문딩 가시나야!
    “예쁜 송편 빚으면 시집도 잘 가고
    인물 좋은 신랑 만날끼라...”

    야밤 이슥도록 하얀 반달을 빚으시는
    어무이의 구수한 덕담 위에
    참깨 풋콩 알밤 갖은 고명과
    예쁜 화채를 수놓고
    향긋한 솔잎 사이사이
    막 쪄낸 송편

    집안 가득히 흐르는 어무이의 향기
    소외된 이웃과 함께
    나누었던 사랑의 송편

    항상 내 곁에 빚고 계실 어무이의 송편
    솔향기 향긋한 여울진 손맛
    아득히 멀리 사라져 가고
    또 다른 맛에 익숙 해져가는
    백화점의 송편

    오늘밤은
    유난히도 쓸쓸한 보름달
    고향의 빈 하늘 언덕 너머
    그리움 한 자락 남아 아리는
    추억의 송편


    **** 탯말 풀이 ****** (경상도사투리)
    이바구 : 이야기 // 어무이 ; 어머니
  • 글쓴날 : [21-09-16 14:14]
    • admin 기자[ann75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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