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한국 여자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올림픽 3관왕인 ‘신궁’ 기보배 KBS 해설위원은 “제가 저 자리 갔으면 우리 선수들처럼 못했을 것”이라며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사격에서는 오예진과 김예지가 여자 10m 공기권총 금·은메달을 나란히 따내 ‘실용사격 국가대표’ 출신 특별 해설위원 김민경을 열광시켰다.
28일(이하 한국시각) 저녁 열린 오예진 김예지의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경기 중계를 앞둔 김민경은 “지금 세 번째 중계인데, 제가 긴장하면 경기가 잘 풀리더라. 지금 손에 땀이 날 정도니 느낌이 좋다”고 두 사람의 선전을 예상했다. 그 느낌이 그대로 들어맞아, 오예진과 김예지는 신들린 명중 끝에 금·은메달을 확보하고 선두 경쟁에 돌입하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투샷’을 연출했다.
김민경은 “제가 이 자리에 있음에 감사한다. 저도 사격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환호했다. 이대명 해설위원도 “제가 이런 걸 보네요”라며 감격했다. 결국 금메달을 따낸 오예진이 ‘세계랭킹 35위’의 비밀병기 같은 선수라는 말을 들은 김민경은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며 손사래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밤에는 전 국민의 기대와 부담감을 모두 짊어졌던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했다. ‘신궁’으로 불리는 올림픽 3관왕 기보배 해설위원은 경기 전 관전 포인트로 “다 잊으시오”라고 짤막하게 전했다. 기보배 위원은 “10연패라는, 숫자에 불과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후배들이 부담을 잊기를 당부했다.
‘세계최강’ 한국 여자양궁이었지만, 4강전과 결승전 모두 슛오프를 거치며 쉽지 않은 대결이 펼쳐졌다. 그러나 기보배 위원은 “사선에선 본인만 믿고, 확신 갖고 쏘면 된다”며 차분히 격려했다.
마침내 숨 막히는 슛오프 끝에 극적으로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보배 위원은 “정말 믿기지 않는다. 10연패...대체 어디서 온 선수들이냐”며 “그동안 선배들이 쌓아온 업적을 더 빛나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환호했다. 이재후 캐스터는 “기보배 위원이 7연패와 8연패는 7배, 8배의 부담이라고 하셨는데, 10연패는 700배나 800배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기보배 위원은 “선수들이 늘 ‘즐기면서 하겠다’고 했는데, 그런 긍정적 마인드가 경기력에 비친 것 같다”며 “제가 진짜 저 자리에 갔으면 우리 선수들처럼 못했을 것이다. 대범하게 이겨내 줘서 정말 자랑스럽다”고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새벽 시간 이어진 수영에서는 남자 200m 자유형 준결승에 나선 김우민과 황선우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6명 중 9위로 아쉽게 결승행에 실패한 황선우를 보며 정유인 해설위원은 “황선우 선수의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은데...빨리 털고 계영 800m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다독였다.
탁구에서는 12년 만의 한국 올림픽 메달에 도전 중인 혼합복식 신유빈 임종훈 조가 루마니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전 상대는 ‘만리장성’ 중국이다. 4대0 완승을 지켜본 정영식 해설위원은 “표정, 파이팅, 작전, 실력까지...두 선수 모두 너무 좋았다”고 평했다. 서효원 해설위원 역시 “오늘은 어제보다, 1게임부터 적극적인 모습이다. 너무 잘해서 제가 말이 안 나온다”며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한편 '양궁 키다리 아저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단상에 오른 '금빛 궁사들'과 뜨거운 악수를 나눴다.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 28일(현지시각)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이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특히 '신궁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정의선 회장(대한양궁협회장·아시아양궁연맹회장)이 직접 시상자로 나서 기념품을 전달하고 격려해 의미를 더했다. 정 회장은 시상식 후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묻어가고 있다. 운이 좋은 거 같다"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지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40년간 대한민국 양궁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기간 후원이다.
2005년부터 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회장은 작년 출장차 파리 방문시 선수단 동선에 맞춰 경기장과 식당·화장실 간 이동 시간을 살피고, 직접 걸어보며 걸음 수나 소요 시간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현지에 대표팀만을 위한 훈련장을 확보하고,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300m 거리에 의무치료실과 라운지를 갖춘 휴게 공간을 마련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도왔다.
또한 선수의 안정적인 심리상태와 높은 집중력 유지를 위해 스포츠 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하도록 했다. 대회 준비기간에도 파리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마련하고, 실전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술력도 한몫했다.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휴대용 활 검증 장비' 등을 개발해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한국 양궁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 양궁의 스포츠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원은 확실하게 하지만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는 관여를 하지 않으며, 투명성과 공정성만은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